레위 자손들은 하나님을 섬기는 일에 부름 받았으므로 그들의 땅을 기업으로 받지 못하고, 가나안 땅 전역에 48개의 성읍을 기업으로 받았다(수 21:1-7). 오늘 본문은 그 중 아론 자손이 13개의 성읍과 그 주변 목초지를 받았다고 증언한다.
이 일은 일찍이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명령하신 바이고, 이스라엘 자손은 제비를 뽑는 방식으로 레위인들에게도 성읍과 목초지를 나누어 주었다(8절). 먼저 아론 자손에게는 유다 지파와 시므온 지파에서 9성읍(9-10, 16하절), 베냐민 지파에서 4성읍(17상-18하절), 총 13성읍을 제공했다(19절).
유다와 시므온 지파가 아론 자손에게 제공한 성읍과 목초지는 다음과 같다: 도피성 헤브론, 립나, 얏딜, 에스드모아, 홀론, 드빌, 아인, 윳다, 벧세메스(13-16상절). 또 베냐민 지파가 아론 자손에게 제공한 성읍과 목초지는 다음과 같다: 기브온, 게바, 아나돗, 알몬(17하-18상절). 이 13성읍 중에서 특히 아낙의 아버지 아르바의 성읍, 유다 산지 기럇 아르바, 곧 헤브론은 여분네의 아들 갈렙에게 주었다(11-12절).
이스라엘의 열두 지파 이야기는 예수님의 열두 제자 이야기만큼이나 흥미롭기도 하고, 특별한 설명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 예를 들어 요셉 자손은 므낫세와 에브라임 두 지파로 나뉘므로 13 지파가 되어야 하는데, 레위 지파를 하나님의 일을 위해 구별된 지파로 여기므로 이스라엘은 13 지파가 아니라 12지파라 불린다.
어제부터 여호수아 이야기는 레위 자손에게 할당된 48성읍에 관한 이야기다. 그들은 단일 지파였음에도 불구하고, 가나안 전역에 흩어져 살아야 했고, 각자의 거주지에서 각자에게 맡겨진 지파를 섬기도록 부름 받았다. 물론 레위 자손의 일차적 책무는 하나님의 일을 수종 드는 것이었다. 그래서 아론 자손은 특별히 성소가 위치한 예루살렘 주변에 있는 13성읍에 흩어져 살게 된 것이다.
레위 자손은 오늘날 흔히 전임 사역자에 비유된다. 레위 자손은 그들의 기업을 별도로 분배받지 못하고, 하나님 자신이 그들의 기업이 되신다. 마찬가지로 기독교 전임 사역자들도 오직 하나님만 의지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그들을 위해 기도와 물질로 동역하는 것은 지체들의 몫이라 하더라도, 전임 사역자들은 철저히 주님만 의지해야 한다. 선교학자들은 이것을 전문용어로 faith mission, 신앙선교라고 부른다.
오늘날 한국교회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 ㅅㅊㅈ에 이어 ㅅㄹㅈㅇ교회만 문제가 아니라, 적지 않은 교회가 교회의 본질과 사명, 복음전도와 사회적 책임에 대한 근본적인 자성과 회개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수많은 문제 중 하나가 바로 "돈"에 대한 태도이고, 이 강력한 유혹과 우상숭배의 문제는 성도만 아니라 목사도 반드시 점검해 봐야 할 영역이다.
아론 자손에게 분배된 13성읍을 묵상하면서, 지리적 위치보다 그들의 마음가짐을 배웠으면 좋겠다. 특별히 모세와 더불어 출애굽의 선봉에 섰던 아론의 후예들이라면 지분을 더 요구할 수도 있지 않았겠는가? 하지만 그들은 잠잠히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했다. 오늘 하루만 아니라 평생에 "돈"에 대해서 투명하고, 단호하며, 관대하고, 자족하는 삶을 사는 우리 모두가 되길 간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