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여리고 성에서 위대한 승리를 거두었던 이스라엘은 그보다 훨씬 작은 아이 성 전투에서 보기 좋게 패배하고 만다. 오늘 본문은 그 이유에 대해서 설명한다.
하나님은 먼저 여호수아에게 왜 이렇게 엎드려 있느냐고 책망하시면서 일어나라고 말씀하신다(10절). 패배의 원인에 대해 알지 못했던 여호수아는 하나님 앞에 나아가 옷을 찢고 티끌을 뒤집어쓰고 하나님께 부르짖었다(6-9절). 전지적 독자 시점으로 읽는 우리야 패배의 원인이 아간의 범죄에 있다는 것(1절)을 알지만, 여호수아는 알지 못했기에 그는 엎드려 있었던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먼저 아이 성 패배의 원인에 대해서 말씀하신다. 패배의 결정적 원인은 이스라엘이 범죄하여 여호와의 언약을 어겼으며 온전히 바친 물건(헤렘)을 도둑질하며 속이고 그들 가운데 숨겼기 때문이다(11절). 이스라엘 백성이 온전히 바친 물건을 그들 중에서 멸하지 않았기에 그들 자신이 온전히 바친 것(헤렘)이 되었으므로 그들은 원수 앞에 능히 맞서지 못했다. 이스라엘이 그 온전히 바친 물건을 멸하지 않는다면 하나님께서 다시는 그들과 함께하시지 않을 것이다(12절).
하나님께서는 이제 그 해결방안에 대해서 비교적 상세하게 말씀해 주신다. 여호수아가 가장 먼저 할 일은 일어나 내일을 위하여 이스라엘 백성을 거룩하게 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들 가운데 있는 온전히 바친 물건을 제거해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이스라엘의 원수들을 능히 맞설 수 없을 것이다(13절). 이스라엘은 이튿날 아침에 지파, 족속, 가족, 남자 순으로 가까이 나아와야 하고, 온전히 바친 물건을 가진 자로 뽑힌 자를 그 모든 소유와 함께 불살라야 한다. 왜냐하면 그 사람이 여호와의 언약을 어기고 이스라엘 가운데에서 망령된 일을 행했기 때문이다(14-15절).
오늘 본문은 아이 성 패배의 원인과 해결책을 찾는 장면으로 단 여섯 절에 불과하지만, 시사하는 바는 결코 적지 않다. 첫째, 범죄했을 때 지도자가 취해야 할 가장 중요한 반응은 기도하는 것이다. 물론 기도하는 장면은 오늘 본문에는 나오지 않지만, 우리는 어제 묵상을 통해서 이미 그것을 살핀 바 있다. 비록 지금 우리는 모이는 일에 제약을 받고 있지만, 각자의 집이나 사무실에서 우리는 얼마든지 기도할 수 있다.
둘째, 가나안 정복 전쟁은 기본적으로 거룩한 전쟁이라는 점이다. 그것은 종종 '헤렘'이라 불리는데, 물론 모든 전쟁에서 헤렘이 적용되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보시기에 가나안 족속의 죄는 하늘에 닿았고, 그 죄는 가벼운 죄가 아니라 암과 같은 심각한 죄였기에 아모리 족속은 진멸 당해야 마땅했다. '헤렘'이란 '온전히 바친 물건/사람'이란 뜻을 갖고 있다. 혹시 우리도 하나님께 바쳐야 할 것을 도적질한 것은 없는지 돌아보자. 꼭 그것이 십일조일 필요는 없으나, 우리는 많은 경우에 하나님의 것을 내 것인양 착각하며 살아간다.
셋째, 문제는 신속히 대처해야 하고, 철저히 해결해야 한다. 코로나 대유행이 보여준 교훈이 바로 이것이 아니던가? 중국이 그랬고, 유럽이 그랬으며, 지금은 미국마저 그렇게 감염병이 확산되고 있다. 모든 문제가 그렇지만, 골든 아워 안에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다. 하지만 본문은 지금 전염병에 대해 말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죄에 대해 말하고 있다. 혹시 우리도 아간처럼 사탄과 비신자에게 틈을 주고 있지는 않은지 살펴보자.
오늘쯤 교육부가 유초중고등학교 개학 연기여부에 대해서 발표한다고 한다. 정부와 보건당국은 사회적 거리 두기를 4월초까지 연장하는 보수적인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왜냐하면 코로나는 여전히 확산 중이고, 방심하기에는 아직 이르기 때문이다. 주께서 코로나를 통해 말씀하시는 메시지가 무엇인지 귀담아 듣고, 회개와 자성, 침묵과 돌봄의 자리로 나아가자.